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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치하고 너디한 생각들/📖 책

내가 나인 게 싫을 때 읽는 책

by 오월OWOL 2024. 2.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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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 대상]

  • 무기력, 우울함을 겪고 있는 사람
  • 삶의 의미를 찾고 있는 사람
  • 부정적인 생각이 많이 드는 사람

 


최근 3주간 또한번 부침을 겪었다.

2번째 코로나에 걸린 것도 영향이 있었겠지만 내 우울은 주기적으로 반복되곤 하기에

이번에도 꼼짝없이 갖혔구나 싶었다.

극단의 감정으로 치닫는 건 정말 원치 않아서 이번에는 서둘러 심리상담을 신청하고

관련된 책들을 읽어보기로 마음 먹었다.

 

⟪내가 나인 게 싫을 때 읽는 책⟫은 그런 과정에서 만난 책이다.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인 이두형 작가님의 책인데

표지도 굉장히 옛스럽고 딱히 나는 내 자신이 싫은 것은 아니라 생각해서 처음부터 끌렸던 책을 아니었다.

읽고자 맘 먹게 된 건 프롤로그에 쓰인 무기력함과 우울함에 대한 묘사에 너무나 공감했기 때문이었다.

 

사는 것의 무게, 그 본질적인 슬픔에 대하여

 
프롤로그에서 나를 사로잡은 문단

 

한창 우울감이 심했을 때 감각으로 느껴지는 모든 자극이 너무도 버겁다고 생각했었다.

아무것도 아닌 모든 것에 압도되어 숨조차 잘 쉬어지지 않는 느낌이었다.

책의 프롤로그에서 저자는 이 느낌을 '본질적인 슬픔' 이라 표현하였다.

그 때는 이게 슬픔이라고 생각해 본적이 없었는데

문장을 읽고 나니 가슴이 저릿해지면서 '그게 슬픔이었구나!' 하고 깨달았다.

 

하루 중 단 한 시도 나의 존재를 온전히 느끼지 못하고

자꾸만 깊은 슬픔의 늪으로 가라앉는 것.

무기력은 정말 무서운 감정이다.

 

 

나는 내 행동을 선택할 수 있다

저자의 조언 중 하나는 우울한 생각, 불안한 감정이 드는 것을 애써 외면하려하지 말고

그 기분을 그대로 받아드리라는 것이다.

기분 지향적 행동 vs 목적 지향적 행동

 

기분을 그대로 받아드리고 나면 우리는 기분 지향적 행동과 목적 지향적 행동 중

어떤 행동을 할 것인지 선택 할 수 있다.

기분 지향적 행동은 예를 들면 이런 것이다.

'지금은 심하게 우울하기 때문에 아무것도 하지 않을거야'

하지 않을거야 라고 표현한 것은 우리는 못할 거야라고 생각하지만 실은 하지 않기로 선택한 것이기 때문이다.

 

반면 목적 지향적 행동이라면 기분은 똑같이 우울하지만

'너무나 우울하지만 기분이 조금이라도 나아지길 원해. 산책을 가보자' 고 선택할 수 있는 것이다.

 

중요한 것은 내가 내 행동을 선택할 수 있다는 점을 떠올리는 것이다.

기분에 압도되면 종종 내가 선택을 할 수 있다는 것을 완전히 잊는다.

그렇게 기분에 끌려 '아무것도 하지 않기' 라는 기분 지향적 행동을 택하고 나면

스스로를 비난하게 될 가능성이 커지고 악순환에 빠지기 쉽다.

 

 

그냥 살기

사랑받기 위해서, 누군가로부터 인정받기 위해서, 스스로 나는 괜찮은 사람임을 납득하기 위해서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 그냥 살면 어떨까. 해야 할 일을 위해 노력하는 하루든 모처럼의 휴식을 만끽하는 하루든 그저 지금의 내가 보내고픈 하루를 쌓아가는 보통의 삶 말이다. 우울해지지않기 위해서 외출하는 것이 아니라 그저 바깥바람을 쐬고 싶어 산책을 하는 것이다.

 

분명 이 삶은 내가 살아가고 있는데 삶을 주도권을 뺏긴 채 살아가는 때가 있다.

타인 혹은 사회의 기대에 지나치게 부응하고 맞추려하거나,

다른 사람의 기준에 나의 삶을 억지로 끼워넣으려 할 때 특히 그렇다.

 

모든 행동를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도구로 전락시키고

행위가 주는 본질적인 충만함을 느끼는 방법을 잊어버리게 되면

무기력에 빠지기 쉬워진다.

 

'내가 채우고픈 것들로 하루를 채우며 그냥 살기'

지금의 나에게 정말 필요한 삶의 태도다.

 

왜냐하면 그냥 내가 하기로 선택했으니까

책의 말미에서 저자는 그냥 할 수 있게 해주는 자신의 마법 주문을 하나 알려준다.

Just because I choose to do
왜냐하면 그냥 내가 하기로 선택했으니까

 

바보가 되면 안된다는 생각은 수많은 삶의 선택지 앞에서 우리를 주눅들게 한다.

그러나 그 누구도 미래를 알 수 없다.

결과가 좋으면 더할나위 없지만 좋지 않더라도 책임을 지고 다시 나아가면 그만이다.

항상 내가 선택할 수 있음을 기억하자.

 


 

책을 읽으며 많은 페이지를 찍어두었다.

심리상담가, 정신과 의사가 쓴 다른 책들보다도 이 책에 더욱 공감이 갔던 이유는

내담자들의 사례가 아니라 작가 자신의 이야기가 담겨 있었기 때문이다.

이 책 덕분에 마음이 편해졌고 다시 나아갈 힘을 얻게 되었다.

 

누군가 지금 무기력을 겪고 있다면

볕이 잘 드는 조용한 공간에서 이 책을 읽어보길 권한다.

 

 

 

독서기록 No.20 / 읽은 날짜 2023.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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