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빈교실1 0014_210519 | 빈 교실에 남아 있는 것 어릴 때나 지금이나 나는 약속장소에 일찍가는 것을 선호한다. 일찍 도착하는 것엔 장점이 많다. 옷매무새를 한 번더 점검할 수도 있고 무엇보다 여유가 있다. 학교를 다니던 시절 매일의 약속 중 하나는 학교를 가는 것이었다. 학교에 일찍 가는 것에는 여유보다 더 좋은 장점이 하나 있었는데 바로 빈 교실이다. 지금 생각해보면 빈 교실이 좋아서 학교를 일찍 갔던 것도 같다. 이른 아침 아무도 없는 빈 교실에 들어서면 옅은 분필 냄새와 함께 낮 동안은 감각하지 못했던 것들을 느낄 수가 있었다. 창가로 들어오는 햇살, 차가운 책상, 저마다 개성적인 의자들. 그리고 고요함. 어떤 날은 교단에서, 어떤 날은 창가에서, 어떤 날은 자리에서 그렇게 물끄러미 빈 교실을 바라보고 있노라면 어딘가 애틋한 감정이 들곤 했는데 나.. 2021. 5. 19. 이전 1 다음 728x90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