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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치하고 너디한 생각들

0001_210506 | 시작하는 마음

by richnerd 2021. 5.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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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5월 6일 5:34 AM.

따뜻한 자색 옥수수수염차와 함께 1000일 쓰기 프로젝트 중 그 첫번째 글을 쓰기 시작했다.

주제를 잡아 쓰기 시작하려고 했다가 언제든 하기 싫고 그만두고 싶을 때

내가 어떤 마음으로 시작했는지 돌아보기 위해 '시작하는 마음'을 첫번째 글로 남긴다.

 

언젠가부터 시작하고 마무리하지 않은 일들이 많다.

원체 관심사가 여러군데 있긴 했지만 그것과는 결이 좀 다르다.

당장의 불안과 조바심에 못이겨 나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채

세상의 시선으로 선택했던 일들은 죄다 중도에 그만 두었다.

대학에 들어간 후 얼마 지나지 않아 생애 처음으로 그런 불안함을 느꼈던 것 같다.

 

그 때도 불안함을 다독이고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 일기를 종종 쓰곤 했다.

매일 쓰지도 않았고 그럴 생각도 없었다. 강제성을 두면 하기 싫어했기 때문이다.

아직도 쓰고 있는 그 시절의 일기장의 초반부를 들춰보면

대부분 위든 아래든 감정이 극대화 됐을 때 썼던 흔적들이 가득하다.

 

그러던 내가 1000일 글쓰기 프로젝트, 그것도 주말없이 매일 글쓰는 일을

블로그에 공개한다는 강제성을 주면서까지 하려는 이유는 '일상의 평범함'을 견뎌내는 힘을 기르고 싶기 때문이다.

어느 책에서 보았던 문구였나, 어디서 들었던 문구였나.

'일상의 평범함'이라는 말을 들었을 때 자연스레 견뎌낸다 라는 생각이 따라왔다.

 

세상일엔 관심이 없다고 생각했다. 유행에 휩쓸려 이리저리 몰려다니는 것을 다소 깔보았다.

미친듯이 빠르게 흘러가는 세상에서 나는 유유히 걸을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그러나 오만이었다.

뒤늦게 세상의 혼란함과 감정의 다채로움을 느끼고 난 뒤엔 예전의 평온함과 당당함을 갖던 시기로 돌아갈 수 없었다.

아니. 정확히는 사춘기의 끝무렵에 다다랐다는 생각이 든다.

어쨌거나 이런 마음을 갖게 되고 나서부터는 일상의 평범함이 곧 불안으로 돌아왔다.

뭔가 하고 있다는, 나아가고 있다는 생각이 들지 않으면 어느 순간 미칠듯이 불안해졌다.

세상의 속도보다 앞질러가 빠르게 성취하고 성공해야만 예전의 평온함을 되찾을 수 있을 것 같았다.

하지만 머리로는 잘 알고 있었다. 평범함이 쌓여야 특별함이 된다는 것을.

 

1000일 글쓰기는 평범함이라는 이름을 가진 아령이다.

나는 매일 아령을 들어올릴 것이고 나날이 근육이 붙을 것이다.

당장에 눈에 띄는 가시적인 성과는 없을 수도 있지만

너무나 당연하게도 아령을 들면 근육이 붙을 것이기 때문에, 그것만은 사실이기 때문에

그것을 믿고 간다.

 

분명 그만두고 싶을 것이다. 하기 싫을 것이고.

새벽에 일어나는 것도 힘겨울 때가 많은데 게다가 글까지 써야하다니 보통 쉬운일이 아닐 것이다.

언제가 그런 마음이 들때 이 글을 다시 읽어보면서 나의 시작하는 마음이 어땠는지 돌아보길 바란다.

변하고자 하는 간절함이 잠깐의 피곤함과 게으름을 씻어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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