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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치하고 너디한 생각들/📖 책

알랭 드 보통 '불안' 요약

by 오월OWOL 2024. 2.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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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위에 대한 집착이 우리를 불안하게 한다.

'불안'


인간사회에서 높은 지위를 갖는 것은 여러모로 이점이 많다.

사람들이 주목하고 특별한 대우를 받기도 하며 물질적으로도 풍요로울 가능성이 높다.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자연스레 더 높은 지위에 오르기를 갈망한다.

지위에 대한 갈망은 스스로를 객관적으로 평가할 수 있게 하고 정진하는 동기가 되다는 점에서 쓸모가 있다.

하지만 갈망이 지나치면 불안을 야기한다.

 

알랭 드 보통은 지위에 대한 욕망이 낳는 불안에 주목하며 현상을 만드는 구체적인 요인과 해법에 대해 이야기 한다.

어떤 요인들 때문에 우리가 지위에 집착하게 되는지, 이를 파훼할 방법은 무엇인지 궁금해하며 저자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불안을 만드는 5가지 요인 - 사랑결핍, 속물근성, 기대, 능력주의, 불확실성

사랑결핍

인간은 자신의 가치를 스스로 확신하기 어렵다는 한계를 가지고 있다.

저자는 그 결과 타인이 우리를 보는 방식이 스스로를 보는 방식을 결정한다고 하였다.

세상이 주는 사랑에 따라 자신을 사랑하고 신뢰할지 결정된다는 것이다.

우리의 ‘에고’나 자아상은 바람이 새는 풍선과 같아 늘 외부의 사랑이라는 헬륨을 집어넣어 주어야 하고, 무시라는 아주 작은 바늘에 취약하기 짝이 없다.
불안 p.22

저자는 지위는 얼마나 많은 사랑을 받을 수 있는지 결정하기 때문에 이 자리에 대해 그토록 불안해 한다고 말한다.

 

 

속물근성

속물근성(snobbery) 이라는 말을 1820년대 영국의 대학에서 일반 학생과 귀족 자제를 구별하기 위해 이름 옆에 sine nobilitate(s.nob)라고 적어 놓는 관례에서 유래됐다고 한다.

현대에 이르러서는 상대가 가진 권력, 지위 외에는 관심이 없고 사회적 또는 문화적 편견을 노골적으로 드러내는 사람을 가르키게 되었다.

그런 사람들에게 불쾌함을 느끼는 것은 지위가 아닌 다른 것으로는 그들이 하는 행동을 통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저자는 속물근성을 집단적인 병이라 표현했다. 속물을 경멸하던 사람도 지속적으로 집단의 무시를 받으면 자연스레 그들의 관심을 갈망하게 되면서 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속물들은 독립적인 사고를 하지 못하고 권위, 권력에만 의존하기 때문에 변덕이 심할 수 밖에 없다.

그런 이들이 많은 사회는 계속해서 속물들만 생산할 수 밖에 없고 더 많은 사람들이 속물들의 무시를 받게 된다.

 

 

기대

18세기 평등주의 확산, 19세기 폭발적인 생산을 통한 소비자 혁명이 이뤄지면서 삶은 전례없이 풍요로워졌다.

하지만 역설적이게도 평등과 평화가 불안을 만들게 되는데 비교를 통한 질투심 때문이다.

모든 것이 평등해지면 약간의 차이라도 눈에 띄기 쉽기 때문에 풍요롭게 살아가는 민주사회의 구성원이 종종 묘한 우울증에 시달리고, 평온하고 느긋한 환경에서도 삶에 대한 혐오에 사로잡힌다 - 알렉시스 드 토크빌

특히나 친구, 이웃과 같이 나와 비슷하다고 생각되는 준거집단에서 발견되는 차이는 우리를 더 괴롭게 만든다.

내가 현재의 모습이 아닌 다른 모습일 수도 있다는 느낌이 생생하게 느껴지가 때문이다.

 

 

능력주의

평등주의 확산에 이어 부와 개인의 능력에 대한 인식도 변하였다. 가난한 자가 아닌 부자가 쓸모 있다, 지위에는 도더적 의미가 있다, 가난한 사람들은 어리석음 때문에 가난하다는 인식 퍼지면서 점차 돈이 곧 능력, 도덕적 우위를 나타내는 지표가 되었다.

출신, 계급에 관계없이 개인의 능력과 노력으로 높은 지위에 도달할 수 있게 되었지만 모든 책임이 개인에게 전가 되었다. 능력주의 시대에 똑똑하고 유능한데도 여전히 가난하다면 그 개인에게 문제가 있다고 여겨지게 되었다.

저자의 표현에 따르면 가난한 사람은 불운하다고 묘사되는 것이 아니라 실패자로 묘사된다는 것이다.

능력주의 체제에서는 가난이라는 고통에 수치라는 모욕까지 더해지게 된다.
 

불확실성

위 열거된 4가지 요인 외에 근본적인 세계의 불확실성은 우리에게 불안을 준다.

내게 적절할 능력이 있을지, 운이 있는지, 세계 정세가 급변하진 않을지 등 한치 앞을 볼 수 있는 우리는 불안할 수 밖에 없다.

 

 

불안에 대처하는 5가지 해법 - 철학, 예술, 정치, 기독교, 보헤미아

 

저자는 불안을 다루는 해법에 대해서도 이야기한다.

  • 철학 - 이성이라는 도구를 통해 타인의 견해가 실제로 그러한지 판단하기
  • 예술 - 새로운 관점으로 바라보기
  • 정치 - 모든 시대의 지배적 관념은 늘 지배계급의 관념이라는 것을 상기하기
  • 기독교 - 모든 것은 죽는다는 것을 기억하기. 우리는 다른 모든 사람과 다를 것이 없다는 인식 갖기(공동체 의식)
  • 보헤미아 - 우리는 다양한 사람들로부터 지위를 인정받을 수 있고 누구로부터 인정받을지는 스스로 선택할 수 있음을 알기

 

5가지의 해법을 펼쳐 놓으니 ‘think out of box’ 라는 말이 생각났다.

세상을 지배하는 관념은 시대에 따라 변하며 절대적이지 않다.

이 시대에 우리에게 불안을 주는 지위에 대한 신화 또한 지금 한정이고 얼마든지 변할 수 있는 개념이라는 것이다. 우리는 현 시대, 이 사회라는 박스에서 살고 있다.

 

주류가 되어 많은 사랑을 받고 안락을 누리고자 하는 욕망이 집착 수준으로 커진 결과로 불안이 생긴다.

그런데 주류라는 것이 좁디 좁은 박스 안의 관념이라면? 우리가 이 박스를 인식할 수 있다면 당연히 박스 밖으로 빠져나오는 선택도 할 수 있지 않을까. 그렇게 한다면 자연스레 집착은 사라지고 불안도 없어질 것이다.

 

 


 

박스를 빠져나오는 것은 물론 어렵겠지만 우리 모두가 특정 믿음을 기반으로 살고 있다는 사실을 아는 것만으로 꽤 큰 위안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소중한 시간들을 불안에 떨며 보내기 보다 약간의 저항을 감수하더라도 스스로가 자신의 존엄을 인정해 주는 삶이 더 멋지지 않은가 생각해본다.

 

 

 

독서기록 No.21 / 읽은 날짜 2023.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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